희망2021나눔캠페인 ②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마음을 전하는 전국의 키다리 아저씨들

매년 사랑의열매 나눔캠페인이 시작되면 소리 소문 없이 기부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존재를 철저히 숨기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중한 나눔을 실천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곳곳에서 ‘이름 없는’ 기부자들이 나타났다.

글 이선희 사진 사랑의열매

10년 약속을 지킨 대구 키다리 아저씨

2012년부터 매년 익명으로 기부금을 전달해온 ‘대구 키다리 아저씨’가 마지막 기부금을 전했다. 지난 12월 23일 대구 사랑의열매와 만난 그는 5,000만여 원의 수표와 메모가 담긴 봉투를 꺼냈다. 자필로 쓴 메모에는 “이번으로 익명 기부는 그만둘까 합니다. 저와의 약속 10년이 되었군요. 우리 이웃이 좀 더 나은 생활과 함께하는 사회가 되길 희망하면서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 많이 참여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가족도 모르게 기부를 하던 중 아내가 신문에 실린 메모 필체를 알아보고 그제야 남편의 기부를 알게 되었다고 할 정도로 조용히 나눔을 실천해왔다. 그가 지금까지 열 차례에 걸쳐 전달한 기부금은 10억 3,500만여 원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더 많은 키다리 아저씨가 나타나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인사를 남겼다.

강원 사랑의열매 직원에게 기부금을 건넨 기부자

지난 12월 9일 강원 사랑의열매 사무실 앞에서 직원이 나오길 기다리다가 한 관계자에게 종이 가방을 건네고 홀연히 사라진 기부자. 가방 안에는 신문지로 싼 5만 원 1,200장과 편지가 담겨 있었다. 편지에는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과 나눔을 실천하고자 한다”며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지만 모금회의 노력으로 우리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이 닿길 소망한다”고 적혀 있었다. 또 그는 기부금을 속초시 등 강원 지역의 홀로 사는 어르신과 소년·소녀 가장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부탁했다.

강원 사랑의열매 직원에게 기부금을 건넨 기부자
경남 합천군에 전달된 희망의 돼지 저금통

지난해 12월 23일 합천군 초계면에서 돼지 저금통 하나를 경남 사랑의열매에 전달했다. 이는 익명의 기부자가 전달한 것으로 “생활 형편이 어려운 초계면의 이웃들에게 전달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급히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불우 이웃 돕기, 열심히 잘 살겠습니다”라고 적힌 돼지 저금통에는 5만 원 지폐 16장, 1만 원 지폐 28장, 5,000원 지폐 19장, 1,000원 지폐 115장, 나머지 동전들로 총 141만 원가량 현금이 들어 있었다. 그의 요청대로 기부금은 초계면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가정에 지원할 예정이다.

경남 합천군 키다리 아저씨가 전한 희망의 돼지 저금통
사랑의온도탑 앞에 놓고 간 동전 7,007개

지난 12월 14일 익명의 기부자가 안산시청 앞에 설치된 사랑의온도탑 앞에 상자를 몰래 두고 떠났다. 경기 사랑의열매에 전달된 상자에는 동전 7,007개와 종이돈 등 현금 307만 70원과 손 편지가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오래전 옛날 10원짜리를 녹여서 구리로 바꾸면 3~4배가 된다는 뉴스를 보고 탐욕에 눈이 멀어 모으게 됐다”며 “하마터면 돈의 노예가 될 뻔한 저를…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자신이 건넨 기부금이 힘든 환경에 처한 안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안산 사랑의온도탑 앞에 놓고 간 동전 7,007개
새해 첫 아너 회원이 된 ‘김달봉’ 아너

전북 사랑의열매 2021년 새해 첫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은 익명의 기부자가 되었다. 직접 전북 사랑의열매 사무실을 찾아와 “어려운 다문화 가정을 위해 써달라”며 현금과 함께 김달봉이라는 이름만 남긴 채 떠났다. 그는 12월에는 방역 마스크 20만 장 기부를, 지난해에는 부안군청에 고액 성금을 기탁하며 따뜻한 나눔의 손길을 이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