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아너

경기 아너 401호 김성민커피 김성민 대표
커피로 키운 꿈,
나눔으로 넓히는 세상

한 사람의 이름을 내건 카페가 있다. 수원의 한 동네에서 시작해 곳곳으로 퍼져나간 ‘김성민커피’다. 매장이 하나둘 늘어날수록 오래 품어온 자신의 꿈에 가까워진다고 믿는 김성민 대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가능성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없도록 돕는 것.
더 많이 벌어 더 많은 사람을 돕겠다는 마음이 그를 움직여왔다. 그에게 사업의 성장은 나눔을 위한 또 하나의 준비다.

글 강보라     사진 강건

커피로 일군 성장을 더 큰 나눔으로 이어가는 김성민 대표.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그의 오랜 목표다.
커피보다 먼저 품은 꿈
삼성SDI에서 근무한 김성민 대표에게 카페 창업은 오래전부터 품어온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된 뒤 스스로 삶을 꾸려가고 창업에도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재단을 만들고 싶었다. 그 꿈을 이루려면 먼저 자신이 경제적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년소녀 가장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사업을 시작할 때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창업 문턱이 비교적 낮고, 향후 아이들의 자립 지원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카페를 택했다. ‘김성민커피’라는 이름에도 언젠가 ‘김성민재단’을 세우겠다는 꿈을 담았다. 사업 전략은 치밀했다. 한 지역에 여러 매장을 집중적으로 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도미넌트 전략’을 세웠다. 처음부터 한 동네에 4개 매장을 열 계획이었고, 그 계획에 적합한 곳으로 수원 신동 천변을 선택했다. 매장이 가까이 모이면 새 점포가 생길 때마다 기존 매장까지 관심을 받는다는 계산이었다.
“가까운 곳에 2호점이 생기면 손님들이 얼마나 잘되기에 또 매장을 냈을까 궁금해하죠. 그러면서 1호점에도 관심을 갖게 돼요.”
운영 철학은 ‘공간이 주는 편안함’. 콘센트와 무료 와이파이를 마련하고, 커피 리필도 제공해 손님들이 눈치 보지 않고 머물도록 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늘자 일하고 공부할 공간을 찾는 이들이 모여들었다. 김성민 대표는 당시의 성장을 두고 운이 많이 따랐다고 말한다. 그러나 손님의 체류 시간을 줄이기보다 편안하게 머물도록 배려한 선택이 뜻밖의 시대적 변화와 맞아떨어진 것이기도 했다.
한 사람의 나눔이 또 다른 나눔으로
김성민커피 12호점 ‘원두상점’에서 직접 커피를 내리는 유소나 홍보대사. 방송과 SNS를 통해 매장을 알리며 나눔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성민 대표가 사랑의열매를 알게 된 계기는 인터넷 방송이었다. 다른 크리에이터들의 방송을 보다가 우연히 유소나 씨를 알게 됐고, 호기심에 찾아간 그의 SNS에서 사랑의열매 게시물을 발견한 것이다. 61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유소나 씨는 2023년부터 경기 사랑의열매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개인 계정인데 사랑의열매 이야기로 가득하더라고요. 궁금해서 찾아보다 아너 소사이어티도 알게 됐죠.”
보육 시설과 학교, 복지 기관 등에 개별적으로 기부해 온 김성민 대표는 사랑의열매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나눔을 체계적으로 이어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경기 아너 소사이어티 401호 회원으로 가입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김성민커피 12호점 ‘원두상점’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김성민 대표는 개점 후 한 달간의 매출을 유소나 씨에게 전달하고, 유소나 씨는 자신이 매장을 운영한다는 콘셉트로 방송과 SNS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한다. 이후 전달받은 금액 중 일부를 사랑의열매에 기부할 예정이다. 기부금의 사용처 역시 현장의 필요를 잘 아는 경기 사랑의열매와 상의할 생각이다.
유소나 씨는 경기 사랑의열매와의 인연을 사람들 사이의 따뜻한 신뢰로 설명했다.
“기부하면서 저와 결이 맞는 사람들을 만났죠. 나눔은 이웃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내가 살아갈 인생의 온도를 정하는 일이기도 해요.”
자신의 활동이 누군가의 아너 가입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유소나 씨에게도 특별한 보람이었다. 그렇게 한 사람의 나눔이 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두 사람의 인연은 새로운 나눔의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도움받았다는 기억마저 남지 않도록
김성민 대표는 특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마음을 쓴다. 자신도 넉넉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한 고등학교의 수학여행 경비를 지원할 때 형편이 어려운 학생 30명에게 필요한 돈은 600만 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다른 학생들까지 포함해 60명에게 1,200만 원을 지원했다. 특정 아이들만 지원 대상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집안 형편 때문에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것이다.
그는 지원한 아이들을 일부러 만나지 않는다. 감사 인사를 받거나 성장한 모습을 확인할 생각도 없다. 훗날 그 아이들이 다시 누군가를 돕기를 기대하느냐는 질문에도 고개를 저었다. 그런 부담마저 남기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형편이 좋지 않아서 도움을 받았는데 그 돈을 준 사람이 나타나면 불편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그런 일을 굳이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경제적으로 어려웠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으면 해요.”
그에게 중요한 것은 수학여행이 그저 친구들과 함께 한 즐거운 추억으로 남는 일이다. 사업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브랜드를 알리지만, 나눔의 현장에서는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기를 바란다. 도움받은 사람이 어려웠던 사정을 잊고 일상을 살아가는 것, 그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기부의 모습이다.
수원에서 키운 성장, 나눔으로 이어가다
고향이 인천인 김성민 대표에게 수원은 처음엔 사업 전략에 맞는 입지였다. 그러나 이곳에서 매장을 키우면서 지역에 대한 애정도 함께 자랐다.
“수원 이웃들에게 받은 돈이니 이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돌려주는 게 맞지 않을까요?”
지역 학교와 보육 시설, 복지 기관 등에 꾸준히 후원해온 것도 그런 마음에서다. 수원삼성블루윙즈와의 협업도 마찬가지다. 지역을 대표하는 구단과 브랜드가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며 ‘그라운드 블루’를 마련했고, 유소년 선수들의 해외 대회 참가와 식사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올해 12호점 개점 목표를 달성한 그는 내년에는 20호점까지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매장들을 사랑의열매 ‘착한가게’에 순차적으로 가입시켜 현판 하나하나가 나눔을 알리는 캠페인이 되기를 기대한다.
“저희 매장에 착한가게 현판이 하나둘 걸리면 그걸 보고 동참하는 사장님들도 생기지 않을까요? 모쪼록 나눔의 작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반려견 ‘솜’과 ‘뭉치’도 사랑의열매 ‘착한펫’에 가입했다. 반려견과 함께 하는 소소한 실천부터 매장들을 통한 캠페인까지 나눔의 방식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최종 목표는 처음과 같다. 어려운 아이들의 자립과 창업을 지원하는 재단을 설립하는 것. 김성민 대표는 30년 뒤 지금의 자신을 돌아봤을 때 자랑스럽기를 바란다. 커피 한 잔에서 시작한 사업의 결실이 이웃에게 흘러가고, ‘김성민’이라는 이름 석 자가 누군가의 꿈과 가능성을 지켜준 따뜻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착한펫에 가입한 반려견 솜과 함께한 김성민 대표. 소중한 반려견과 함께 일상 속 나눔도 실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