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진심

“정년은 감사한 일,
고마운 마음 나눔으로 전했습니다”

전남 지역 자원봉사의 기틀을 다진 전남자원봉사센터 이성태 사무처장이
나눔으로 정년을 자축하며 모두의 귀감이 되었다.
평생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온 그의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강은진 사진 서범세

“정년을 앞두고 고마운 분이 정말 많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답은 바로 나눔이더군요.”

평생 지역사회 위해 헌신

전남 지역 사회복지의 산증인이자 자원봉사의 기틀을 다진 전설적 인물이 있다. 바로 전남자원봉사센터 이성태 사무처장이다. 그는 전설이란 단어에 부끄러운 듯 손사래를 쳤지만, 그동안의 이력만 살펴보아도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전남도청 사회복지과를 시작으로 전남 사랑의열매 창립 멤버로 사무처장까지 지냈다. 이후 전남자원봉사센터로 자리를 옮겨 세월호 참사 현장이던 진도 팽목항을 무려 3년간 지키며 재난 상황 자원봉사 수칙 매뉴얼까지 만들었다. 이성태 사무처장을 빼놓고는 전남의 사회복지를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런 그가 퇴직 기념으로 나눔리더에 가입해 마지막까지 진심을 다했다.
“은퇴다 정년이다 하면 좀 우울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게 정년은 굉장히 기쁜 선물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할 분이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이 감사한 마음을 잘 전할 수 있을까 궁리해보니 역시나 나눔이더군요.”
이성태 사무처장은 IMF 외환 위기 시절과 맞물려 사랑의열매를 창립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때와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진도 현장에 A4 용지 한 박스와 사무용 칼, 테이프만 챙겨 달려간 일 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나눔 도전

사회복지 전문가인 이성태 사무처장에게 나눔이란 그야말로 일이자 일상이었다. 다른 이들에게 나눔을 권하기 전 몸소 실천하며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틈나는 대로 한 헌혈만 지금까지 40회가 넘고, 직장 생활과 별개로 200시간 가까이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그뿐만 아니다. 크고 작은 기부 횟수는 113건에 이른다. 이성태 사무처장은 자신의 나눔 유전자는 어머니로부터 온 것이라 말한다.
“전남 해남 산골에서 8남매를 키우신 저희 어머니는 어려운 살림에도 오가는 행인까지 박대하시는 법이 없으셨어요. 저희 집 사랑방엔 늘 사람들이 북적였죠. 마지막 순간까지 하신 말씀은 부자 돼라 성공해라가 아닌 ‘남들에게 좋은 말 하며 살아라’였어요.”
이성태 사무처장은 정년과 동시에 새로운 나눔 도전을 시작했다. 저소득층 어르신들에게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지원해주는 노인의료나눔재단 사무처장으로 다시금 개척의 길을 나선 것. 이제 그의 직책은 전남자원봉사센터가 아닌 노인의료나눔재단 사무처장이다. 이를 위해 상경까지 했다. 길을 만들어온 사람의 길은 이렇게나 다른가 보다.
“노인 인공관절 수술은 최후의 수단이에요. 어르신들에게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을 드리는 게 저희 재단 일이고요. 앞으로 사랑의열매에서도 저희 재단 어르신들에게 큰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걷지 못하는 것처럼 슬픈 일이 또 있겠느냐며 마지막까지 관심을 당부하는 이성태 사무처장. 그는 이미 어르신들을 위해 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