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나눔 정신은 국채보상운동으로 대표된다. 1907년 일본에서 들여온 차관을 갚아 국권을 회복하자며 대구에서 시작한 자발적 모금 운동으로,
지금까지 그 정신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도 십시일반 작은 사랑을 모아 ‘착한마을’이 된 구암동에서도 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글 이선희 사진 사랑의열매
지난해 11월 4일 기부자 80명, 배광식 북구청장, 대구 사랑의열매 이희정 사무처장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 북구 구암동 착한마을 선포식을 진행했다. 2016년 동구 안심1동, 2018년 수성구 범물1동, 2019년 북구 국우동, 북구 동천동에 이어 다섯 번째 착한마을이 탄생한 것이다. 대구는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타 지역에 비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구암동에서는 2020년 한 해 동안 101개소가 착한가게에 가입해 총 121개소(2020년 11월 기준)를 보유하며 착한마을이 되는 데 결정적 힘을 실어주었다. 또 대구에서 착한가게가 가장 많은 곳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국채보상운동으로 대표되는 대구의 나눔 정신이 구암동에서 또 한 번 빛을 발한 것이다.
착한마을 선포식에서 배광식 북구청장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에 이렇게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동네가 우리 북구에서 또 탄생해 매우 기쁘고 뿌듯하다”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구암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공동위원장(송재고, 김재은)은 “따뜻한 마을, 행복한 구암동을 위해 나눔을 실천해주신 기부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더 행복한 구암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의 나눔은 위기 때 진가를 발휘한다.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진행 중인 지금, 구암동에서 일어난 착한 나눔은 어려움 속에서 꺼지지 않는 나눔 정신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구암동에서 시작된 작지만 뜨거운 나눔 불씨가 대구로, 경상도로, 그리고 전국으로 퍼져나가길 바라본다.
“동네에서 착한가게를 아는 분이 많아요. 주변에 착한가게를 몇 년째 이어온 분도 많고 주민분들도 현판을 보고 ‘이 가게도 착한 일 하는 곳이네’라고 말할 정도예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착한마을로 선정돼 일원으로서 정말 기뻤습니다. 또 남을 돕기 위해 나선 분이 이렇게나 많구나 싶어서 뿌듯했고요. 나눔의 기쁨을 한번 경험해보면 더 나누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구암동은 착한가게가 많은 곳이 아니라 베푸는 사람이 많은 착한마을이라고 생각합니다.”
“카페를 하면서 감사한 분이 많았습니다. 작은 정성이나마 그 마음을 갚고 싶어 착한가게에 가입했습니다. 힘든 시기다 보니 적은 금액이라도 정기적으로 나가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부담도 덜하고 괜찮더라고요. 나눈 것보다 더 큰 보람과 자긍심을 느낍니다. 빨리 힘든 시기가 끝나 많은 분이 편안한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셨으면 합니다. 나아가 나눔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모두에게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