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억
故 최복향 아너의 딸 본전식당 장정원 대표가
말하는 나의 어머니
“기부 후 통장을 보고 환하게 웃던 어머니가 눈에 선합니다”
최복향 아너(아너 소사이어티)가 세상을 떠나고 어느새 한 계절이 지났건만,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는 이가 많다. 딸 장정원 대표는 물론 단골손님부터 장학금으로 학업을 무사히 마친 학생들,
위기 순간에 도움받은 이웃들까지 넉넉한 품으로
큰 사랑을 펼친 故 최복향 아너가 남긴 나눔 유산을 되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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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선희|![]()
사진서범세, 사랑의열매
본전식당 장정원 대표에게 지난해 11월에 작고한 최복향 아너가 가장 생각나는 순간을 물었다. 늘 그립지만, 가게에 있으면 더욱 생각난다는 답이 돌아왔다. 1988년 최복향 아너가 문을 연 본전식당은 3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대구 수성구 내 손꼽히는 맛집이다. 하루 종일 가게를 종횡무진하며 음식을 만들고 손님을 맞던 어머니 모습이 장 대표에게는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그리움은 손님들도 마찬가지다. 장 대표의 손을 잡고 애도의 말을 건네는가 하면, 생전 어머니를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어머니는 본인에게는 인색하지만, 남에게는 정말 아낌없이 베푸셨어요.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있으면 늘 손에 쥔 것부터 나누셨거든요. 많은 사람이 그리워하는 걸 보면 어머니가 정말 좋은 분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껴요.”
故 최복향 기부자는 2017년 대구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당시 대구 외식업계 최초의 아너 가입이었다. 가입식에서 그는 “나눔을 실천하며 더 큰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언젠가 어머니가 통장을 보며 흐뭇한 웃음을 짓고 계신 걸 봤어요. 뭔가 하고 봤더니 ‘170만 원 출금’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매달 출금되는 아너 약정 기부금이었어요. 그 모습을 보니 나누면 행복하다는 말을 조금은 알 것 같더라고요.”
본전식당에 들어서면 사랑의열매 배지와 아너 소사이어티 심벌, 그리고 “기부는 계속됩니다. 저희 가게를 찾아주신 분이 바로 기부자입니다”라고 쓰인 안내문을 발견할 수 있다. 안내문에는 현재까지 기부액 1억 8,180만 원이 적혀 있다. 모두 故 최복향 아너가 직접 쓴 것으로 건강이 나빠져도 손수 누적 기부 액수를 고쳐 적을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처음엔 조용히 기부하셨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부를 독려하고자 이렇게 적어두셨어요. 언젠가부터 손님들도 간접적으로 기부에 참여한다며 좋아하시더라고요. 덕분에 입소문도 많이 나서 저희는 나눈 것보다 더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정원 대표는 어머니의 기부를 보며 돈보다 더 많은 게 채워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그렇기때문에 준비가 되면 그도 어머니 뒤를 이어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故 최복향 아너를 기억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한, 그가 남긴 나눔은 오래 빛날 것이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 대구 아너 소사이어티 102호 故 최복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