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이야기

제주 어멍 아방들, 폭싹 속았수다!

경기도 화성시에 사는 강상부·정승현 씨 부부는 ‘착한 돌잔치’의 주인공이다. 첫째 아이 강영웅 군의 돌잔치 축의금을 고향인 제주에 기부한 것.
그렇게 이어진 10년의 기부는 제주 어멍 아방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응원이었다. 나눔리더 영웅·영재네 가족은 이렇게 외쳤다. “아이 키우느라 폭싹 속았수다(매우 수고하셨습니다)!”

글강보라|사진이승재

고향 제주에 돌잔치 지원금 기부하는
영웅·영재네 가족
기부 만물상, 사랑의열매와 함께
“우리 아이들의 돌잔치 축의금으로 다른 아이들의 돌잔치를 열어주자!”는 아이디어는 강상부 씨에게서 나왔다. 사내 봉사 중 다문화 가정의 돌잔치 사회를 제안받았고, 세 가정의 합동 돌잔치를 진행하며 이웃들의 어려운 형편을 알게 된 것이다.
“당연하게 생각한 돌잔치였는데, 어떤 사람에게는 간절한 일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죠. 어려운 형편이라도 아이의 첫 생일은 걱정 없이 마음껏 축하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 아빠 강상부 씨
미혼이었지만, 아이의 장수와 행복을 기원하는 돌잔치의 의미가 마음 깊이 아로새겨진 순간이었다. 이후 첫째 영웅이의 돌잔치 축의금을 기부하며 강상부 씨가 원한 조건은 두 가지였다. 첫째, 고향인 제주에 기부할 것. 둘째, 돌잔치 지원에 사용할 것이었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기관은 제주 사랑의열매뿐이었다.
“기부금을 돌잔치 지원금에 사용할 수 있겠느냐고 문의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는데, 제주 사랑의열매에서 가능하다고 하시더군요. ‘진짜 이게 된다고?’ 싶으면서 정말 놀랍더라고요.” - 아빠 강상부 씨
설에는 제주 사랑의열매로 달려갑니다
영웅·영재네 가족은 설 명절에 그들만의 ‘나눔 루트’를 실천한다.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제주 사랑의열매로 달려가는 것이다. 1년 동안 가족 모두가 마음을 모은 100만 원을 기부하기 위해서다. 영웅 군과 영재 양도 나눔의 주체로 가족 기부금에 적지 않은 지분을 갖고 있다. 집안일을 도우며 번 용돈을 보탰기 때문이다. 여기에 설날 세뱃돈까지 아낌없이 내놓는다.
“분리수거나 빨래 정리를 하면 200원을 받을 수 있거든요. 저금통을 채워가는 기쁨을 아는 것도 좋고, 그렇게 모은 돈을 기부하겠다고 나서는 마음이 마냥 예쁘고 기특하죠.” - 엄마 정승현 씨
태어나기 전부터 제주 사랑의열매를 방문한 영재 양은 사랑의열매를 ‘사진 찍고 선물 받는 곳’으로 기억해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많은 사람의 환대 속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학용품, 열매둥이 인형, 에코백 등을 선물로 받은 추억 때문이다. 돌쟁이 아기에서 초등 4학년으로 성장한 영웅 군은 나눔을 ‘공익(公益)’으로 정의하며 자신만의 나눔 철학을 드러냈다.
“모두 같이 행복한 게 공익이잖아요. 나누면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 엄마 아빠처럼 행복을 나누는 일에 저도 함께하고 싶어요.” - 아들 강영웅 군
나눔리더 강상부 기부자의 봉사 플러팅

영웅·영재네는 봉사로 시작된 가정이다. “나랑 봉사하러 갈래?”가 강상부 씨의 구애 멘트였을 정도다. 그런 봉사 플러팅이 정승현 씨의 마음을 움직이며 그들의 사랑이 시작됐다.
“소개팅 자리에서 봉사 이야기를 하는데 너무 신나고 행복해 보였어요. 저런 표정과 마음으로 남을 돕는 사람이라면 ‘결혼을 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 엄마 정승현 씨
실제로 연애 기간 동안 보육원 교육 봉사, 홀몸 어르신 집수리, 농촌 일손 돕기 등 다양한 봉사를 함께 하며 ‘사람이 진국’이라고 느꼈고, 그런 순간들이 쌓여 단단한 신뢰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강상부 씨를 수식하는 또 다른 말은 ‘봉사의 달인’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봉사를 위해 웃음 치료, 레크리에이션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재능 기부를 하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사내 봉사팀(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과 연계해 꽃꽂이 교육을 지원하고, 완성된 작품을 사내에서 정기 구독(매월 2회)하도록 하며 이웃과의 상생도 모색하고 있다.
“봉사는 내가 즐겁고, 상대가 행복해지고,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양질의 프로그램이라는 삼박자가 맞아야 오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 아빠 강상부 씨
육지에서 봉사 내공을 쌓은 강상부 씨는 고향인 제주로 내려가 보답하는 날을 꿈꾼다. 그 곁에는 든든한 지지자인 아내 정승현 씨와 모태 기부자인 영웅 군과 영재 양이 함께하리라. 나눔리더인 영웅·영재네 가정을 시작으로 뭍에서 제주로 더 많은 사랑이 이어지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