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트렌드

올해 주목해야 할 나눔의 모든 것
기부트렌드 2024 컨퍼런스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는 기부 행동의 변화를 관찰하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분석해 올해의 기부 트렌드를 발표해왔다. 올해 역시 ‘기부트렌드 2024 컨퍼런스’를 개최해 비영리 기관 종사자 및 모금 관련 실무자와 연구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내용을 기반으로 기부트렌드 2024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이선희 사진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
참고 박미희·노연희·이수현·한우재·이민영·유재윤, <기부트렌드 2024(주도하는 기부자, 반응하는 모금 조직)>, 이소노미아

(왼쪽부터) 기부트렌드 2024 컨퍼런스에 함께한 서울 사랑의열매 이윤나 팀장, 이병헌 위촉연구원, 한국모금가협회 윤지현 전문회원, 고려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민영 교수,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 박미희 연구위원,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한우재 교수,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 김누리 소장
기부, 지향성과 만나
정체성이 되다
이번 기부트렌드에서 연구진은 원하는 시기에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기부하는 자기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기부자의 등장을 주목했다. 이들은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고민하고, ‘더 나은 사람 되기’를 실현하는 방법으로 기부를 선택한다는 것. 보여주기 식 기부로 시작했어도 점차 개인의 관심과 지향을 반영한 행위로 확장되며 기부자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이런 변화에 따라 ‘목적이 있는 후원’을 하고자 이슈와 시기, 규모, 기부처 등을 선택하는 나만의 기부 포트폴리오 만들기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주도하는 기부자,
반응하는 모금 조직
단순히 현금이나 현물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 체험, 소비를 아우르며 기부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비슷한 관심사와 취향을 지닌 다른 이들과 느슨한 연대를 통해 주도적으로 모금하기도 한다. 특히 인플루언서와 팔로워들이 함께하는 기부에서 기부자의 자기 주도적인 특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인플루언서들은 기부를 위해 전시를 열고 굿즈를 만드는 등 주도적으로 판을 벌이고, 그 과정을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그것을 본 팔로워들은 기부를 하나의 의미 있는 콘텐츠로 받아들이며 기부 방법과 내용의 외연이 넓어지고 있다.
뉴노멀 시대의
가볍게 오래가는
관계 만들기
뉴노멀 시대가 되면서 모금 조직과 기부자 사이의 관계는 확실히 가볍고 느슨하지만, 오래 지속되는 방식으로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 연구진은 즉각적인 모금 효율성보다는 장기적 관점으로 시민에게 공감과 지지를 얻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부를 바로 요청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부자가 조직의 이슈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기부자와 모금 조직의 관계를 ‘느슨한 관계’로 형성해야 한다는 것. 진정성이 전달되는 소통을 통해 느슨하지만, 오래가는 관계성을 유지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술, 흥미롭지만
익숙하지 않아요
새로운 플랫폼에서 기부자를 만날 기회가 생겼으나, 소규모 모금 조직에서는 기부자를 확보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NFT·메타버스·블록체인 등 최신 기술을 모금 전략에 반영했으나 법 제도 문제, 부분적으로만 활용되는 등 한계에 부딪혔다. 연구에 참여한 시민 패널들이 가장 트렌디한 기부 방식으로 꼽은 건 키오스크 기부였다. 쉽고 빠르고, 간편하게 일회성 기부를 원하는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해주는 방법이기 때문. 하지만 제작, 설치, 운영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지 않다는 점 등은 한계로 꼽혔다. 연구진은 기술을 도입하는 것보다 이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구현하고자 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SG 나 혼자 산다?
사회 공헌과 함께 해야 할
지속 가능 경영
ESG(환경·사회·지배 구조)를 중심으로 한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은 사회 공헌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에서 비재무적 가치에 대한 평가로 반영되고, 기업 경영 활동과 직접 연결되어야 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기업이 비영리 협력 사업에서 사회 공헌의 주도권을 가져가는 경향도 나타났다. 연구진은 ESG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 경영이 환경(E)에서 시작되었지만, 결국 사회(S)로 마무리될 것이라 예상했다. 기업의 시선이 사회(S)로 이어질 때를 준비하는 비영리 조직의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복지가 잘하는 것을 강화하되, 기업 변화를 고려해 사회 공헌 사업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는 등 비영리 조직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진격의 거인, 비영리의
지축을 흔들다
정부가 지원을 축소하되 규제를 강화하고, 기업 재단이 비영리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두 ‘거인’이 지축을 흔드는 가운데 비영리 조직의 존재 이유, 자율성, 독립성에 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 두 거인이 비영리의 협력자인지 위협자인지 모호한 상태에서 비영리의 본질적 업(業)을 스스로 지켜내야 한다고 전했다. 비영리 조직이 독립성과 자율성을 유지하고 본업을 수행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지에 대한 자성과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 진단했다.
전자책으로 만나는 <기부트렌드 2024>
그동안 자체적으로 발행한 기부트렌드 보고서를 올해 처음으로 단행본으로 선보였다.
출간 3주 만에 <기부트렌드 2024> 실물 도서는 품절되었다.
실물 도서를 구하지 못했더라도 전자책으로 기부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
전자책 플랫폼인 리디북스와 밀리의 서재에서 <기부트렌드 2024>를 검색하면 무료로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