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제주에서 아주 아름다운 소식이 전해졌다. 결혼식 축의금을 기부하며 부부가 나란히 나눔리더에 가입한 것이다. 인생의 가장 큰 이벤트인
결혼을 나눔으로 장식하며 더없이 눈부신 순간을 만들어낸 강석영·김채원 부부다.
“축의금은 저희가 벌어들인 수익이 아닌, 주위의 소중한 분들에게 잠시 빌린 돈이라는 걸 결혼식을 치르며 통감했어요. 그래서 저희 부부는 그 고마움에
대한 작은 보답으로나마 축의금 일부를 이웃과 나누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신랑 강석영 씨는 <사랑의열매> 회보에 자신들의 기부 소식이 전해지는 것이 크나큰 영광이라면서도, 훌륭한 분이 많아 조심스럽다며 쑥스러워했다.
2021년 회사 선후배로 만난 두 사람은 처음부터 “큐피드가 화살을 쏘고 간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강한 운명을 느꼈다고 했다.
연애 기간이 곧 결혼 준비 기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웃는다. 특히, 이견이 없을 정도로 경제관이 잘 맞아서 기부 역시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결정할 수 있었다.
“우연히 김부식 선생의 <삼국사기>에서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즉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의 문구를 접하고, 우리 가정의 지향점으로 삼아보자 다짐했어요. 열심히 번
돈으로 사치하기보다는 절약해서 어디에 어떻게 쓰는 게 좋을까 서로 고민하며 살자 했거든요.”
두 사람은 결혼식 축의금으로 기부를 했으니 ‘검이불루 화이불치’한 삶을 완벽하게 시작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