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맞춤기금

한국형 기부자맞춤기금 1호
(주)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과 우아한형제들

“안전하고 행복한 외식업의
내일을 함께 그려봅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기업 (주)우아한형제들의 창업자 김봉진 의장은 온라인 배달 시장을 산업으로 발전시킨 주역이다. 배달 시장의 판도를 바꾼 김봉진 의장은 기부도 남달랐다. 전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하며, 그 시작으로 외식업계 지원에 나선 것이다.

강보라 사진 (주)우아한형제들, 사랑의열매

한국형 기부자맞춤기금으로 기부의 새 지평을 연 김봉진 의장의 기금 전달식 모습

배달 시장이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등장 전후로 나뉘듯, 사랑의열매의 한국형 기부자맞춤기금 역시 김봉진 의장의 등장을 기점으로 갈린다. 한국형 기부자맞춤기금은 김봉진 의장이 시작한 새로운 기부 제도다. 별도 재단을 설립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며 기부자의 의사를 전적으로 반영해 기금을 관리하고, 사업을 운영하는 맞춤형 기금 사업이다. 재단 설립 인가나 별도의 운영 자금 없이 사랑의열매가 기부자와 함께 운영위원회를 꾸려 운영하는 방식이다. ‘우아한영향력선순환기금’이라고 이름 붙인 1호 기금(50억 원)은 세 아이의 아버지 김봉진 의장의 뜻에 따라 저소득 학생 장학 사업에 사용했고, 배달 중 교통사고 피해를 입은 라이더들의 의료·생계비를 지원하는 3호 기금(20억 원)을 추가로 만들어 지원한 바 있으며, 이 기금엔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법인 기금 1억 원을 더해 총 21억 원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김봉진 의장과 우아한형제들은 라이더들의 사회적 안전망 확충부터 외식 업주들과의 상생 협력까지 살피는 지원으로, 외식업 생태계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전망한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 기부를 디자인하다

김봉진 의장은 한국인 최초로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 서약자로 공식 인정받았다. 더기빙플레지는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의 사회 환원을 약속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 운동이다. 현재 28개국 236명이 더기빙플레지를 통해 기부 선언을 했으며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더기빙플레지는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실사, 기부 의지의 진정성에 대한 심층 인터뷰, 평판 조회 등 까다로운 자격 심사를 거치는데, 김봉진 의장 역시 수개월에 걸친 가입 절차 끝에 한국인 1호이며, 세계에서 219번째 기부자로 인정받았다. 회원은 본인의 관심사, 해결하고 싶은 이슈에 따라 향후 국내외 적합한 자선단체나 비영리단체를 찾아 자유롭게 기부함으로써 선언을 이행할 수 있다. 김 의장은 기부 시행의 시작으로 교육 불평등 문제 해결과 외식업주·라이더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어린 시절 식당의 손님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어려웠던 김 의장의 성장 환경과 배민 파트너인 외식업주 및 라이더와의 동반 성장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김봉진 의장만의 기부 디자인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사고 치료비 걱정 뚝, 라이더 전용 의료비 지원

스마트폰이 일상에 스며들며 배달과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는 시대이다. 이러한 성장으로 배달을 담당하는 라이더들의 사고도 점차 늘어나는 상황이다. 문제는 배달 라이더의 오토바이는 평균 보험료가 가정용 이륜차보다 10배 정도 비쌀 뿐 아니라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라이더가 많아 사고 이후 치료비는 물론 생계에도 막대한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잘 아는 김봉진 의장은 2019년 3월, 20억 원의 사재를 출연해 ‘우아한 라이더 살핌기금’을 조성하고 배달 중 교통사고 피해를 입은 라이더에게 긴급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하게 되었다. 이는 배달 라이더를 지원하는 최초의 사업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우아한 라이더 살핌기금으로 재기의 희망을 품은 라이더는 지금까지 총 193명(2022년 기준)으로 이들에게 총 18억 원을 지원했다. 이 기금은 외식업 배달원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1인당 최대 1,500만 원의 의료비(중위 소득 140% 이내)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사업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병원비를 납부했더라도 소급 적용하며 라이더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 지원받은 라이더들은 “지원 서류를 카톡 사진으로 보내 굉장히 편리했다”며 “서류 제출 후 불과 10일 만에 지원금이 입금됐다”는 후기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막막한 상황이었는데, 의료비 지원으로 치료에 집중해 재기할 수 있었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라이더들에게 우아한 라이더 살핌기금이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평가다.

사장님 자녀 장학금으로 한 단계 점프해볼까?

김봉진 의장의 더기빙플레지 시행은 200억 원 규모의 ‘우아한 사장님 살핌기금’으로 이어졌다. 먼저 한국형 기부자맞춤기금 12호로 조성된 100억 원의 우아한 사장님 살핌기금은 사장님 자녀 장학금 지원에 사용한다. 지원 대상은 1년 이상 외식업체를 운영하며 중위 소득 130% 이하인 외식업주의 고등학생, 국내에서 재학중인 대학생, 해외 유학중인 대학(원)생 자녀이다. 선정된 고교생과 대학생에게는 각각 연간 학업 지원금 300만 원·400만 원을 지원하며, 주거비를 부담하는 대학생에게는 주거 지원비 200만 원을 추가해 연간 600만 원을, 해외 대학(원)생에게는 최대 3,000만 원을 지원한다. 이밖에도 장학생간 네트워킹, 우아한형제들 임직원들과 함께하는 직무 멘토링 등 역량강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2022년 기준 장학생 319명에게 18억 원 지원). 나머지 100억 원은 급작스러운 사고나 질병 치료로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사장님을 위한 의료비와 생계비 지원 목적으로 희망브리지와 함께 대상자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김봉진 의장은 장학금 지원을 결정하며 “형편이 좋지 않은 외식업 사장님의 자녀들에게는 본인이 원하는 국내 대학이나 해외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이 멀기만 한 꿈일 수 있다”며 “이런 학생들의 꿈이 실현되도록 돕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 의장의 바람대로 장학금 지원은 내일을 향한 학생들의 도전에 실질적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우아한 사장님 자녀 장학금’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자율성에 있다.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통한 성장을 지향하기 때문에 교육비 외에 자기 계발, 문화·여가 생활 등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했다”거나 “여행과 뮤지컬 관람으로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는 후기부터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구입해 부모님을 뵙고 왔다”는 해외 유학생 등 저마다 기쁜 사연으로 넘쳐났다.

우아한형제들만의 유쾌한 감성으로 함께 웃는 오늘

우아한형제들 특유의 유쾌한 감성은 지원 이벤트 곳곳에 녹아 있다. 우아한 사장님 자녀 장학금 지원사업의 장학증서 수여식에서는 ‘장학금 신춘문예 콘테스트’로 특별한 즐거움을 더했다. 부모의 가게 이름 또는 가게 음식을 주제로 N행시 짓기를 진행한 것. 장원급제를 한 ‘고고통닭’의 자녀는 “고깃집 아들은 아니지만, 고놈 참 잘 컸다! 통닭 먹고 자란 아들내미 닭 말고 한우로 보답할게요”라는 센스 넘치는 사행시로 재미와 감동을 더하며 훈훈함을 안겨주었다. 5월 가정의 달에는 국내 장학생 가정 웰컴 선물로 가족 모두 즐길 수 있는 망고와 부모를 위한 홍삼 세트를 배달하는 ‘아프지 망고 행복하자’ 이벤트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망고 선물 세트로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는 메시지를 유쾌하게 전달하며 MZ세대와의 교감과 외식업을 운영하는 부모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선물을 전달했다.
김봉진 의장은 기부 서약서에서 <정의론>으로 유명한 존 롤스의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을 강조했다.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사회에서 혜택을 가장 적게 받은 사람을 최우선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저소득층의 고통이 커지며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실에서 깊이 새겨야 할 이야기다. 김봉진 의장의 우직한 실행과 우아한형제들만의 유쾌한 감성이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며 경직된 기부 문화를 바꾸고 있다. 유쾌한 나눔을 실천하는 김봉진 의장과 우아한형제들의 행보가 우리 사회 곳곳에 가닿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