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있다면 누구나

이웃 위해 마을 찻집 수익금 쾌척한 부여 ‘송정그림책마을’ 어르신들 “진작 할 걸 그랬어유~”

그림처럼 아름다운 그림책마을에서 그림만큼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졌다. 바로 나눔이다.

강은진 사진 송정그림책마을

부여군청에서 있었던 기부금 전달식의 (왼쪽부터)이선정 사무장, 박정현 부여군수, 박남순 이사
군청을 찾아온 특별한 손님

지난 7월, 부여군청에 특별한 손님들이 방문했다. 바로 부여 송정그림책마을 주민 어르신들이다. 이들은 마을 찻집과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얻은 수익금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성금 100만 원을 전달했다.
“기부는 큰 회사나 단체만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우리도 할 수 있다고 해서 마을 사람들끼리 마음을 모았죠. 알았으면 진작 했어요!”
기부금 전달식에 참석한 박남순 어르신은 뜻깊은 일에 동참하니 기분이 참 좋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번 나눔은 송정그림책마을 이선정 사무장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우리 마을을 찾아주시는 방문객을 위해 마을 찻집을 중심으로 할머니 도시락이라든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거기서 나오는 소정의 수익금이 있는데, 보다 뜻깊게 사용하면 좋겠다 싶어 어르신들께 말씀드렸어요.”
마을 주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자신들도 할 수 있는 거냐며, 몰라서 못 했다고 말이다.

인기 만점, 송정그림책마을

부여군 양화면 송정마을은 평균연령이 80세가 넘는 주민 40여 명이 살고 있는 오래된 작은 마을이다. 하지만 이곳은 여느 시골 마을처럼 쇠락하는 느낌을 찾아볼 수 없다. 집과 골목 사이마다 아기자기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마을을 사랑했던 주민들이 2015년부터 <문화예술>을 테마로 그림책마을 사업을 시작해 23명의 주민들이 직접 한 권씩 그림책을 만들고, 찻집을 열어 전시도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마을 살리기에 나선 덕이다. 현재 송정그림책마을은 봄가을이면 예약이 어려울 정도고, 매스컴에도 숱하게 소개되고 있다. 벤치마킹을 위해 타 지역 참관신청이 몰릴 만큼 성공한 케이스로 손꼽힌다.
“어르신들과 부여군청을 방문했을 때 전달식 장소를 안내받기 위해 복지과를 찾아갔는데, 다른 부서들도 함께 있는 큰 사무실이더라고요. 저희가 들어가자마자 어떻게 아시고 직원분들이 환호해주시는 거예요. 마을 어르신들이 너무 좋아하셨어요!”
이선정 사무장은 마을 주민 모두가 “앞으로 더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자”고 말한다며 활짝 웃었다. 그림책만큼이나 아름다운 이야기다.

관람객들을 늘 북적이는 송정그림책마을은 타 기관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참관신청이 밀릴 정도로 성공한 케이스로 통한다.
송정그림책마을은 찻집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